# 어느 순간 나도 날 모르겠다.
나는 오랫동안, 나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것 같다. "지금 뭐하고 있어?" 라는 질문에 "이직 준비 중이에요."라고 말하거나 "응? 백수?ㅎㅎ"라고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면서 숨었다. 그 말들 속에 어느 순간 방향도 확신도 사라졌다. 경력은 있었지만 무엇을 향하고 있는지 모르게 되었다.
JD에 써진 키워드에 맞춰 계속 수정하고 맞추는 작업을 했다. 하고 싶은 일과 동기도 사라지고 그냥 '해야 하니깐' 계속 준비하는 상태가 되었다. 그러다가 10월 중순 즈음, 이게 아닌데 하면서 무언가 무너졌던 것 같다. 우울했고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 사실, 맞추는 건 변명이고 멈춰 있던 나한테 실망했다.
# 일단, 지금 해야 할 것 해결 하기
그러다가 'must-can-will' / '해야 하는 것-할 수 있는 것-하고 싶은 것'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콘텐츠를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솔직히 말하면 '취업'이라는 핑계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현실적인 문제들이 하나둘 다가오기 시작했다. 생계 걱정, 장기적인 불안이 겹치면서 숨이 막혔던 것일지도 모른다. 일주일 정도 우울하게 지내다 보니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라도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알바를 찾기 시작했다.
머릿속이 복잡하니깐, 오히려 단순하게 몸을 쓰는 일이 지금 나에게 더 필요한 일이고 맞을 것 같았다. 찾아보니 집 근처에 쿠팡 물류 센터가 있었고 몇 번의 시도 끝에 일일 알바를 나가게 되었다. 실제로 하고 나니 의외로 상쾌했다. 그렇다면 다음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혹시, 고정 근무 가능할까요?' 물어봤고, 기회를 만들었고, 고정 알바를 시작했다. 일단, 지금 해야 할 것을 해결했다. 그러니 바로 머리가 맑아졌다.
# 다시 돌아본 나
1. 몸을 움직인다.
2.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를 해결하자.
신기하게도 딱 이 두 가지만 생각하고 실행했는데 그다음이 따라왔다. 생각의 여유가 생긴 것인지 다시 나에게 물어보게 되었다.
'내가 잘했던 건 뭐였지?' 성과가 아닌 나 스스로 '좋아했던 일'은 어떤 것이었지?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가게 되었다.
스터디 카페, 카페에 가서 몇 시간씩 앉아서 혼자 고민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다 보니 문득 떠올랐다. 나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고, 일과 일 사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해왔구나. 그리고 그걸 좋아했구나. 라고 말이다. 조직 안에서 누가 뭘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어떻게 일이 넘어가는지 흐름을 읽고 프로세스를 파악하는 걸 나는 좋아했구나.
그렇게 나는 나를 다시 파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궁금증이 생겼다. '그럼 이걸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러다 HOC에서 카일 님의 세션을 들을 기회가 생겼고 그 기회로 소중한 것을 기억낼 수 있었다. 내가 왜 HOC를 하려고 했는지, 왜 퇴사를 결심했는지 그리고 그때의 어떠한 마음과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떠올리게 되었다. 그리고 하나씩 다시 열어보기 시작했다.
내 것을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나는 나를 잘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생각보다 나를 꽤 잘 알고 있었다. 내 업무 경험 본질이 ops, pm 성향이라는 것도, '내 것'도 나를 채우는 과정이라는 것도 이미 알고 있었다. '뒤 보지 말고 앞만 봐야 한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결심하고 선택했던 소중한 마음 조각들이 훨씬 더 중요했던 것임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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